[부자동네타임즈=백수연 기자]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향후 공소유지 검사의 증인신문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법정에서 나왔다. 법조계에선 증인신문이 길어지면 피고인의 방어권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8월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이영선) 심리로 열린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 황승호 전 대통령실 행정관, 김태영 21그램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 공판에서 김 전 차관 측은 변론이 분리된 공동 피고인인 황 전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앞두고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의 신문 방식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증인이 알기 어려운 사건 개요와 경위 등을 질문할 경우 재판부에 사건에 대한 예단을 형성할 수 있고, 증인의 특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전 차관과 황 전 행정관, 김 대표 등은 윤석열정부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의 법원 표지. 연합뉴스
재판부는 최근 개정된 형소법의 영향을 언급했다. 향후 공소유지만 할 수 있게 된 검찰 입장에서는 증인신문을 통해 사건의 경위와 정황을 법정에 현출(증거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해 사건 기록에 포함시키는 행위)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새 형소법까지 고려했을 때 (앞으로 검사가) 수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입장이라, 공소유지를 하는 쪽에서는 관련 내용은 증인신문을 통해 현출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재판에서) 증인신문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증인에게 사건 개요를 묻는 과정에서 판사에게 예단을 줄 수 있다는 피고인 측 우려에 대해서는 “(증인에게) 사건 개요를 물어보는 건 판사에게 예단을 주지 않냐, 이런 생각일 수 있는데 검사가 의견서를 내면 동일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이어 “과도하게 증인신문이 길어지거나 불필요하면 제지하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면 뭐라고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이 특검 기소 사건인 만큼, 재판장의 이날 발언은 다른 일반 형사사건에 대한 파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서는 개정 형소법 시행에 따라 공판에서 사건의 쟁점을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하는 절차가 늘어날 경우 재판 장기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한 형사부 판사는 “대부분의 재판부가 소송지휘를 잘하겠지만, 검사가 법정 증언을 통해 쟁점을 현출해야 하는 사정을 이유로 증인이 잘 알지도 못하는 사안까지 장시간 신문하는 것을 용인하면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변호사는 “개정 형소법이 시행되면 검사 입장에서는 사실관계확인 절차를 통해 피고인이나 증인을 따로 불러 조사하더라도 증거로 쓰지 못하는 만큼 공판에서 직접 확인할 필요가 커질 것”이라며 “피고인을 변호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공판을 염두에 둔 수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당장에는 검찰이 불기소하거나 기소하더라도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경찰에서 이력을 쌓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특별채용에 지원하는 변호사도 있지만, 월급도 적고 경찰 조직에서는 변호사 특채 출신을 ‘잠시 거쳐 가는’ 이들로 보는 인식이 있어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종로부자동네카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